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Die Welt als Wile und Vorstellung』2권은 의지의 객관화된 표현을 다루고 있으며, 2권의 20장은 개별 의지 행위가 신체의 가시성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야곱이 유다를 요셉에게 미리 보내어 자기를 고센으로 인도하게 하고 다 고센 땅에 이르니 (창세기 46장 28절)
죽은 줄만 알았던 야곱의 아들 요셉이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 아버지와 형제들 일가를 이집트로 이주해와 정착하게 하는데, 유독 고센 땅에 머무르게 한다. 고센 땅은 나일 강 델타 지역의 동쪽에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 야곱 일가의 가업인 목축에 적합한 땅이었다. 상류부터 빠르게 흐르던 물살이 하류에 이르러서는 삼각형 형상의 퇴적 지형을 형성하는데, 이를 ‘삼각주 ’라 부르고, 그리스 문자 델타Δ와 흡사하다고 하여 영어로는 ‘Delta'라고 한다. 그리스의 네 번째 알파벳인 델타의 어원은 ’자궁‘을 뜻하는 ’델피스'에서 유래했으며 여성의 음모의 모양을 설명할 때도 쓰이는 말이다. 서기 1천 년 경에 나온 희랍어 사전인 ‘렉시콘’에 따르면 델타는 음문을 뜻하는 글자라고 한다. 세계적인 델타 지역으로는 이집트 나일 강과 미국의 미시시피 강, 브라질의 아마존 강 등이 유명하다.
우리에게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잘 알려진 피타고라스 학파의 학자들은 삼각형을 아주 신성한 기호로 생각하였는데, 삼각형이 완전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풍요의 상징인 동시에 생식력의 근원이며 모든 사물의 근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대 논리학에서도 V는 우주 전체를 나타내며, 힌두교 사원에 가면 ‘얀트라’라고 하여 붉게 칠한 역삼각형을 쉽게 볼 수 있다. 같은 것을 두고 불교에서는 힌두교에서 말하는 얀트라를 ‘트리코나’라고 한다.
「신데렐라」에 등장하는 핵심 도구는 구두이다. 민간의 믿음에서 구두는 여성의 성기를 의미한다. 대물성 성적 도착증 환자들이 머리핀 보다는 구두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이 이런 민간 믿음을 입증한다. 브루노 베텔하임의 해석에 따르면 신체의 한 부위가 정확하게 딱 맞을 수 있는 작은 케이스는 자궁의 상징으로, 금방 벗겨져 잃어버릴 수 있는 그 구두는 처녀성의 비유로, 구두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발을 자르는 언니들의 행동은 거세 콤플렉스로, 그 이후의 출혈은 월경으로 해석하였다. 그녀들에 비하면 신데렐라는 아직 초경도 시작하지 않은 순결한 신부이자, 왕자의 거세 공포를 없애줄 거세당하지 않은 여성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게이샤들은 매끄럽고 하얗게 화장을 하지만 머리털이 끝나는 선 주변의 작은 공간은 남겨둔다. 이는 화장의 인공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동시에 하얀색 가면 아래 숨어 있는 맨살에 남자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자극하기 위한 것이다. 이 부위의 화장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여자의 가장 은밀한 부분을 연상하게 하는 완벽한 V자의 맨살’이기 때문이다.
곡신불사(谷神不死), 시위현빈(是謂玄牝)
현빈지문(玄牝之門), 시위천지근(是謂天地根)
면면약존(綿綿若存), 용지불근(用之不勤)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의 제 6장 성상(成象)편에 나오는 글귀이다. 이를 해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골짜기의 여신은 영원이 죽지 않고 만물을 창조해 낸다. 이를 현빈이라 한다.
유현하고 신비스러운 여신의 문이 바로 천지 만물의 근원이다.
곡신은 보이지 않고 없는 듯하면서 있고, 그 작용은 무궁무진하다.
라는 뜻이다. 여기서 곡신(谷神)은 ‘여성의 생식작용의 신비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는 수도 있고, 바로 그 곡신의 작용이 이루어지는 곳이 ‘현빈지문(玄牝之門)’이다. 이 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허한 존재이면서 영구불멸하고, 더욱이 무궁무진하게 만물을 창조해내고 모든 조화를 부리는 신비스러운 도(道)를 여성의 질(膣)로 비유한 시라 하겠다.
현묘한 존재로 생생불이한 도를 곡신, 현빈이라 했고 더 나아가 현빈의 문을 천지근(만물의 근원)으로 보았다. 이 곡신은 바로 희랍의 생산과 결혼의 여신 데메테르(Demeter)에 해당한다 하겠다. 인도에서는 여성의 생식기를 여신의 신성한 현신으로 생각하며 여성의 생식기 모양을 한 자연물 숭배의 대상으로 여긴다.
힌두교에서 가장 중요한 여신인 두르가와 칼리 여신도 생명과 죽음, 창조와 파괴의 힘을 지닌 질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인도들이 천국으로 여기는 잠부 섬도 여성의 생식기 모양을 하고 있다. 산스크리트 어로 여성의 생식기를 뜻하는 ‘요니’는 ‘요람’ 혹은 ‘근원’, ‘기원’과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이다. 여성의 질을 바라보는 동서양 사람들의 집단무의식적인 사고를 본다.
성경을 보면 ‘하체’를 드러내는 것을 수치스럽게 표현한다. 하체를 뜻하는 히브리어 ‘에르와’는 원래 벌거벗기다, 드러 내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수치라는 뜻도 있다. 특히 여성의 외음부를 가리키는 말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니까 ‘에르와’와 한 단어에 ‘하체가 드러나는 것은 수치이다“라는 뜻이 다 들어 있는 셈이다.
구드룬 슈리, 정혜경 역, 『피의 문화사; Lebensflut』, 이마고, 2002, p19
캐서린 블랙레지, 김소정 역, 『V 이야기; The Story Of V』, 눈과 마음, 2004,
데스몬드 모리스, 이경식•서지원 역,『벌거벗은 여자;The Naked Woman』, Human & Books 간, 2004,
조성기, 『성서 속의 성』, 동아일보사, 2005
'여성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장 강력한 성감대이자 신경다발인 클리토리스(음핵) (0) | 2021.03.13 |
---|---|
여성 노출을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과 여성의 육체 (0) | 2021.01.23 |
자지를 자지라 하고, 보지를 보지라 하자 (0) | 2021.01.21 |
버자이너-질 (0) | 2021.01.20 |
여성의 성기-소음순, 치구, 음모 (0) | 2021.01.16 |
댓글